성취 가능성 낮은 직무 희망 시, 직업상담사가 꼭 알아야 할 대응 전략

1. 왜 ‘성취 가능성 낮은 희망 직무’는 상담의 어려운 과제일까?

직업상담 현장에서 내담자가 희망하는 직무가 현실적으로 성취 가능성이 낮을 경우, 상담사는 딜레마에 빠집니다.
그 직무가 다음과 같을 수 있습니다.

• 나이에 비해 신입 진입이 어려운 직군
• 요구되는 역량이나 조건에 비해 준비 수준이 부족한 직무
• 채용 시장이 협소하거나 수요가 거의 없는 특수 직업
• 이미 반복적으로 실패 경험이 축적된 직무

이처럼 “희망은 있으나 가능성이 낮은 목표”를 가진 내담자에게 상담사는
무작정 현실을 직시하라고 말할 수도 없고,
그대로 목표를 지지하자니 실패를 반복하게 할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상담사에게 필요한 것은
☑️ 현실적 분석,
☑️ 정서적 지지,
☑️ 대안 제시를 동시에 고려한 전략적 개입입니다.

 

2. 왜 내담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직무를 고집할까?

성취 가능성이 낮아도 그 직무를 포기하지 못하는 데에는 분명한 심리적 동기와 의미가 있습니다.
이를 무시한 채, “그건 안 돼요”라고 말한다면 내담자는 상담사를 신뢰하지 않게 되고,
상담 자체를 중단하거나 상담회피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2-1. 이상화된 직업관

“그 일만 하면 행복할 것 같아요.”
내담자는 어떤 직무에 자신의 정체성, 가치, 만족감을 과도하게 투영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직업은 생계 수단을 넘어 삶의 의미 그 자체로 기능하기 때문에
다른 선택지를 받아들이는 것이 곧 자신을 포기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2-2. 과거 실패 보상 심리

“예전에 그 꿈을 포기했는데… 이번엔 꼭 도전하고 싶어요.”
청소년기나 청년기에 좌절했던 목표를 늦은 시점에 다시 실현하려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 해당 직무는 단순한 진로가 아니라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복권입니다.
따라서 현실을 지적하는 순간, 정체성 위기나 감정적 저항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2-3. 실패 회피를 위한 목표 고정

역설적으로, 내담자가 일종의 자기 보호 기제로 비현실적 목표를 붙들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금 당장 실현 가능한 직무에 도전하지 않는 것은,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피하려는 방어기제일 수 있습니다.

 

3. 상담사의 개입 전략 – 이상과 현실을 연결하는 다리 놓기

그렇다면 상담사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중요한 것은, 내담자의 심리적 동기를 존중하면서,
현실적 분석을 통해 구체적인 실현 전략 또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3-1. ‘직무에 담긴 의미’를 먼저 경청하기

내담자가 원하는 직무에 담긴 감정, 기대, 동기를 충분히 탐색해야 합니다.

• “그 일을 생각하면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 “그 직업을 선택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 “그 일을 통해 얻고 싶은 가장 큰 가치는 무엇인가요?”

이러한 질문을 통해 내담자가 직무를 통해 얻고자 하는 핵심 욕구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자율성’, ‘창의성’, ‘안정성’, ‘인정’, ‘의미’ 중 무엇인지 알게 되면,
다른 직무에서 동일한 요소를 만족시킬 수 있는 대안을 함께 탐색할 수 있습니다.

 

3-2. 정보 기반의 현실 점검 – 판단은 내담자가 하도록

내담자에게 “그건 힘들다”고 단정짓기보다,
직무와 관련된 실제 데이터와 조건을 함께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 고용정보원, 워크넷 등에서의 직무 전망 자료
• 채용공고 기준에서 요구하는 자격/학력/경력 요건
• 최근 합격자의 사례 분석 (나이, 전공, 경력 등)

이러한 정보를 ‘중립적인 도구’로 제시하면
내담자 스스로 자신의 현실과의 격차를 인식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정보를 보면서, 지금 내가 준비된 수준과 어떤 차이가 있다고 느끼시나요?”
 “이 차이를 줄이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도 포함해서 계획해볼 수 있을까요?”

 

이렇게 하면 내담자는 스스로 판단하는 주체가 되고, 상담사에 대한 방어 반응도 줄어듭니다.

 

3-3. ‘현실형 대안’ 제시 – 동일 욕구를 만족할 수 있는 유사 직무 탐색

이제 내담자가 원하는 직무가 갖는 핵심 요소를 이해했다면,
그와 유사한 다른 직무나 환경을 함께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

 

예시 1 – 방송 작가를 꿈꾸는 40대 여성 내담자
→ 콘텐츠 기획 지원 / 출판 기획 보조 / 교육 콘텐츠 개발 등으로 전환 제안
(공통 요소: 글쓰기, 창의력, 스토리 구성)

 

예시 2 – 항공 승무원을 꿈꾸는 비영어권 남성 내담자
→ VIP 고객 응대, 항공 지상직, 외국계 호텔 프론트 등으로 확장
(공통 요소: 외국어, 고객 응대, 서비스 마인드)

 

예시 3 – 늦은 나이에 공무원을 준비 중인 내담자
→ 공공기관 무기계약직, 민간 복지행정 직군 등 소개
(공통 요소: 공공성, 안정성, 행정 업무)

 

3-4. 이원 전략 설계 – Plan A + Plan B 구조로 안내하기

내담자의 꿈 자체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현실적인 대안 경로를 마련하는 방법입니다.
이를 이원화 전략이라 하며, 두 가지 경로를 병행해 안내합니다.

• Plan A (도전 경로): 원하는 직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 계획
  예) 자격증 취득, 관련 아르바이트 경험, 실무포트폴리오 등
  
  
• Plan B (현실 경로): 당장 진입 가능한 직무에서 경험 축적
  예) 유사 직무에서 시작해 경력 형성 후 전환

“이 두 가지 길을 동시에 가져가보는 건 어떨까요?
도전은 계속하시되, 그 과정에서 안정적인 기반도 함께 만들어보는 겁니다.”

 

이 접근은 내담자에게 “꿈을 꺾는 상담이 아닌, 꿈을 지키는 전략”으로 인식됩니다.

 

4. 상담 사례: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어요” – 37세 남성 내담자

대기업을 퇴직한 37세 남성 A씨는, 어릴 적 꿈이었던 뮤지컬 배우에 도전하고자 상담센터를 찾았습니다.
문제는 연기 경험이 전무하고, 관련 교육도 받지 않았으며, 생계 기반도 없는 상태라는 점이었습니다.

초기에는 단호한 태도로 “다른 건 안 하겠다”고 말했지만,
상담사는 A씨가 뮤지컬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것”에 가치를 둔다는 점을 파악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상담사는 아래와 같은 이중 경로를 제안했습니다:

• Plan A: 주말 연기 아카데미 수강 → 지역 뮤지컬 오디션 참여 → 유튜브 콘텐츠 개설
• Plan B: 문화예술 교육 관련 직무 지원 → 교육 콘텐츠 제작 참여 → 성우·나레이션 분야 확장

3개월 뒤, A씨는 지역 커뮤니티 뮤지컬 무대에 첫 출연했고,
한편으로는 예술교육 스타트업에서 영상 편집 및 기획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내가 무대에 서는 사람이 아니라, 무대를 만드는 사람도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5. 상담은 현실을 강요하는 게 아닌 ‘방향을 제안하는 일’

상담사의 역할은 내담자의 꿈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꿈을 현실에 녹여낼 수 있는 길을 함께 찾는 것입니다.

‘가능성이 낮은 직무’란, 사실상 접근 방법이 어려운 직무일 수 있습니다.
상담사는 정보, 전략, 심리, 대안을 아우르는 접근을 통해
내담자가 ‘꿈을 조정’하는 것이 아닌, ‘방식과 시기를 조절’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비현실적인 목표였던 직무가 현실 가능한 도전이 되거나,
더 넓고 탄탄한 커리어 경로로 전환되는 전환점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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